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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의 업적, 아버지 시대 오물과 추태 드러내 청산 계기 마련

    박근혜의 업적, 아버지 시대 오물과 추태 드러내 청산 계기 마련

    © REUTERS/ Kim Hong-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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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현
    215020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돼 21일 역대 대통령 중 4번째 검찰조사를 받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시대에 뒤떨어진 통치 스타일이 국민 저항에 부딪혀 낙마한 사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가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난 2017년 한국사회를 70년대식 권위주의 방식으로 통치하려 했고, 그것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힌 것은 한국이 국가통치체제 변화의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서울대 강원택 교수(정치외교학)는 최근 동아시아연구원(EAI)에 기고한 ‘박근혜 탄핵과 한국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대통령 탄핵은 민주주의 진전과 한국정치의 고질적 문제점을 모두 재확인하는 계기였다”며 “낡은 시대를 보내고 국가 도약을 위한 새 시대를 여는 기회가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강 교수는 “민주화된 지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대통령과 청와대, 관료, 경제, 교육 등 사회 곳곳의 운영 방식은 여전히 박정희 시대에 머물러 있었다”면서 “탄핵을 통해 한국 사회는 박정희 시대와 결별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한국사회의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 관료 주도의 경제발전, 재벌 중심의 불균등 발전 등 발전주의 국가 모델은 이미 1997년 외환위기 때 한계가 드러났다. 하지만 2007년 대선을 전후해서 오히려 박정희 신드롬이 일었고, 그 이후 박정희 시대의 모델이 우리 사회에 다시 적용됐다.

    강 교수는 그러나 “대통령 탄핵으로 이제 토건 사업도, 대기업 중심의 수출 전략도, 제왕적 권력의 대통령도 모두 그 한계를 드러냈다”면서 “이제는 새로운 정책 목표와 전략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대”라고 밝혔다.

    또 "한국 보수층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드는 이들이 상징하는 냉전적 반공주의, 성장 중심주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이와 함께 “탄핵 사태는 한국 대통령제가 갖는 문제점과 한계점을 뚜렷이 드러냈고, 이른바 ‘87년 체제’를 극복하라는 과제를 남겼다”면서 “제왕적이라고 하지만 실제 정책 추진이나 집행에서는 매우 취약한 대통령의 리더십도 그간 여러 차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개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 교수는 “이제는 권력 교체와 공정한 선거뿐만 아니라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통치 구조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줄이고 총리와 내각이 정책 결정과 집행에 있어서 실질적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또 “”임기 안정성을 주된 특징으로 하는 대통령제를 취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10여 년 사이에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가 벌써 두 번”이라면서 “앞으로 탄핵 소추가 또 있더라도 놀랄 일이 아닌 것이 됐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잦은 탄핵의 가능성은 정치적 안정성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내각의 책임을 높이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풀이됐다.

    강 교수는 21일 ‘스푸트니크’와의 전화 통화에서 "권력의 안정성이 정치과두로 연결될 우려도 있지 않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칼럼에 있는 내용 이상 할 말이 없다”면서 “(인터뷰는) 다음에 하자”고 했다.

    최근 그는 탄핵 이후 한국의 정치개혁 방향에 대해 많이 의견을 피력했기 때문에, 이날 아침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하는 언론인들의 전화가 쇄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날 아침 뉴스레터로 전달된 그의 칼럼 내용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들을 공격하는 측면이 있었던 점도 그가 말을 아끼려 한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됐다.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3당은 “대선 투표 때 개헌투표를 병행하자”는 데 합의, 가장 적극적으로 개헌에 저항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를 옥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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