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8 2017년 05월 23일
평양+ 18°C
서울+ 24°C
    중일 사이에서 몸값 높이는 러시아…러일 2+2 회담의 내막

    중일 사이에서 몸값 높이는 러시아…러일 2+2 회담의 내막

    © Sputnik/ Alexander Sherbak / TASS / POOL
    오피니언
    단축 URL 만들기
    이상현
    325950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러일 외무·국방장관(2+2)회담은 중국의 해양진출 저지·견제에 사활을 건 일본과 이런 일본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러시아가 양국간 군사·경제적 협력을 통해 외교공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계산이 맞아 떨어져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례화를 약속했던 러일 2+2회담은 지난 2013년 도쿄 회담 이후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이후 일본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가담하면서 중단됐다가 지난해 12월15일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러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전격 재개됐다.

    한국의 국책연구소인 통일연구원의 현승수 국제전략연구실장은 21일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러시아와 접촉하는 것은 추동력이 약화되긴 했지만 러일 2+2회담을 통해 러시아와 협력, 중국의 해양진출을 견제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설명했다.

    현 실장은 “이번 러일 2+2회담을 보면 러중일 3국의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면서 “중국을 미국의 맞수로 보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중국을 미국의 맞수로 보지 않고 직접 견제하려고 하며, 이를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을 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눈으로 보면 그림이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는 설명이다.

    현 실장에 따르면, 일본은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이라는 공동의 맞수에 맞서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일본은 거기에 쐐기를 박아 중러협력구도를 깨뜨리고 싶어한다.

    대륙세력이던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통해 해양세력으로 거듭나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은 전통적인 해양국가로서 아시아 바닷길에서 리더십을 지키려는 일본에게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전략적 이익 침해’이기 때문이다.

    일본에게 러시아는 소련시절부터 홋카이도 접경지역에 잠재적인 군사 위협 세력이었다. 따라서 자위대 북부방면대는 홋카이도 대러 접경 최전선 인근에 전차와 화포부대 등 무기를 많이 배치해 놓았다. 구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는 일본에게 잠재적인 침공 세력으로 인식됐던 것이다.

    현 실장은 따라서 “일본이 러시아와 군사협력이 가능해지면 홋카이도 쪽에 투입됐던 병력과 예산을 중국의 군사위협이 강화되는 남서쪽으로 돌려 대중국 방어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일동맹에 사활을 걸고 있는 아베 정부가 미국의 극심한 눈치를 보면서도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협력하려는 것은 일본에게는 중국 견제만큼 중요한 게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본은 중국을 미국의 대항마가 아닌 일본의 대항마로 여기고 있으며, 중국의 경제와 국방력 팽창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 사이만 벌어지면 충분히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사드의 역할?... '한-중-일 새로운 알력 자극제'
    © REUTERS/ U.S. Department of Defense, Missile Defense Agency
    현 실장은 “한국은 경제적으로 중국이 막강하고 이를 토대로 국방력도 강화, 미국 패권 약화를 틈타 세계 맹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념이 강한 반면, 일본은 중국은 한계에 이르렀다고 본다”고 밝혔다. 중국은 인건비 상승과 이에 따른 동남아로의 공장 이전, 성장률 저하 등 이미 다른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쇠퇴의 길로 확실히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현 실장은 “일본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일대일로 등 중국 주도의 경제협력체에 관심이 없었다”면서 “아베체제는 일미동맹 체계 하에서 호주 등 반중국정서가 강한 국가들에게 리더십을 갖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일본은 중국과 타협의 여지가 없으며, 러시아와의 협력도 결국 그런 전략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일본은 러시아도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할 이유가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현 실장은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를 위협으로 인지하면 자국에 이익이라고 보는 바, 중러 양국 사이를 벌리는 데 부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경제력과 국방력이 커지면 국경을 맞댄 러시아는 점점 위협을 느끼게 되며, 중앙아시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중러가 간간이 마찰도 빚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그런 주장의 근거다.

    현 실장은 “러일 양국간 협력과 상호신뢰 강화는 중국에게 위협 요인”이라며 “중국은 상응한 군사력을 러시아 국경쪽으로 돌리고 그러면 남중국해 병력이 북쪽으로 가니까 일본은 남동중국해에서 해상력의 상대적인 여유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 언론들은 지난해 러일 정상회담에서 ‘러일 2+2 회담 재개’ 소식에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 실장에 따르면, 러일 2+2 재개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중국 ‘신화통신’은 “일본이 간교하게 중러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끊고 대중국 포위망을 강화하려는 간교한 술수를 부리고 있는데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중국의 신경질을 지켜 본 일본은 내심 기뻐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그런 일본의 입장을 고려해 극동개발 경제협력과 러일 군사협력이라는 외교적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일본의 대중국 견제 의지는 “일본이 오는 5월 남중국해에 이즈모 헬리콥터 탑재 전함을 파견할 예정”이라는 공지가 최근 미국 해사협회 웹사이트에 게재되면서 좀 더 분명해지고 있다.

    ‘VOA’ 보도에 따르면, 일본 군함은 동남아시아 항구들을 3개월 간 방문하는 과정에서 남중국해를 경유해 인도양에서 실시되는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지난주 일본에 “역내 긴장을 유발하는 행동을 삼가고 평화와 안정을 위한 관련국들의 노력을 존중하라”고 축구한 것으로 ‘VOA’가 보도했다.

    한편 사드(THAAD)는 러일 양국이 이 처럼 중국과 서로 물고 물리면서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절묘한 지점으로 풀이되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한국이 미국의 MD를 받아들이지 않고 ‘6자 회담 재개’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한국이 발을 맞춰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이 계속 러시아의 바람을 외면하면 이번 러일 2+2 회담을 일본쪽과 협의해 북핵해법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현 실장은 “일본 입장에서는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아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괴롭혀 군사적 균형을 교란시키는 한편 불완전하더라도 북핵공격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중국과 같은 이해관계를 갖는 러시아는 중국이 극도로 싫어하는 사드를 일본과의 ‘밀당’에서 중국에 힘을 실어줄 카드로 계속 활용할 수 있다. 러시아의 몸값이 올라가는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0일 러일 2+2 회담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아태 지역에 배치하는 MD는 북 위협 대응차원이라 하기엔 불균형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MD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지역 군비 경쟁을 펌프질하는 것은 물론 전혀 대등하지 않은 조치”라고 지적했다.

    키워드
    일본, 한국, 중국, 러시아
    댓글 운영원칙네티즌 의견
    Facebook 계정으로 댓글달기Sputnik 계정으로 댓글달기